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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호] ‘처음이란 두려움’을 대신해 가족처럼 맞아준 아인트호벤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캠퍼스 이유정 학우

  • 조회 : 433
  • 등록일 : 2015-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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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외국생활. 두려움이 앞선 게 사실이다. 하지만 교수님의 추천과 먼저 다녀온 적이 있던 선배의 조언, 그리고 개인적인 연구 욕심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 역시나 걱정은 기우였을 뿐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동료가 되어준 친구들과 내 집처럼 편안하게 대해줬던 홈스테이 가족들 덕분이다.

  

2_수정겨우 두 달을 가지고 도전이라고? 그래도, 내겐 도전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캠퍼스에서 윤선진 교수님의 지도 아래 차세대 소재를 연구하며 착실히 논문을 작성하면서 지내던 중, 교수님의 과제를 주제로 네덜란드 학교에서 국제공동연구를 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마침 교수님께서는 내가 네덜란드로 가서 연구를 하고 오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비치셨다. 그런데 한 번 나가면 꽤 오래 나가야 한다기에 처음에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떨릴 수밖에 없었다. 단 한 번도 외국 생활을 해본 적이 없었지 않은가! 게다가 여자 혼자 두 달 가량을 외국에서 보낸다는 건 미지의 세계에 발을 디디는 기분과 다르지 않았다. 아인트호벤행에 대한 첫인상은 두려움일 수밖에 없었다.

고민하던 중에 같은 캠퍼스에서 공부하는 선배가 이전에 다녀온 적이 있다고 하기에 의견을 물어봤더니 적극 추천해주셨다

. 내 마음도 조금씩 변화가 생겨 두려움은 차츰 설렘으로 바뀌었다. ‘까짓 것, 그쪽에도 담당교수님이 계시는데 완전히 외톨이인 것도 아니니까.’하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도전하는 마음이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식구처럼 대해줬던 네덜란드 가족과 연구소 친구들

4_수정

연구에 소요되는 두 달의 시간 동안 체류비와 연구비는 모두 UST에서 지원이 됐지만 호화를 누릴 수는 없는 노릇. 그렇게 해서도 안 되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가장 먼저 마음 편하게 묵을 수 있는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두 달 동안 지낼 숙소가 편안해야 연수를 더욱 집중해서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찾아다니다 찾은 것이 ‘에어BNB다. 홈스테이와 비슷하지만 홈스테이는 아니고, 네덜란드인 가족과 함께 생활을 하는 식으로 지내게 됐다. 그런데 이분들과의 생활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분들과는 일주일에 한 번 함께 식사를 했는데 매우 배려를 많이 해주셔서 기쁠 뿐이었다. 식사 때 알려주시는 네덜란드어 한두 마디는 아주 큰 도움이 됐다. 또 장보기가 어려운 현지 사정을 감안해 이동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했다.

현지에서 같이 실험한 사람 중에 기억에 남은 사람은 두 사람이다. 한 명은 포스트닥터 과정의 중국인 잉왕이라는 친구였다. 이전에 네덜란드에서 연구한 적이 있는 선배와 친분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친해져 같은 연구소에서 생활하게 됐다. 일과 외에 같이 밥도 먹고 다른 사람을 소개해주기도 해 아인트호벤 생활이 더 즐거워졌다.
또 한 명은 실험실 동료로 네덜란드인 ‘핀Pin‘이다.
실험 과정에서 가장 큰 도움을 받았다. 해외 생활을 하는 데 있어 언어, 풍습, 생활환경 등의 소소한 정보와 가까이 있는 친구?동료들이 큰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5_수정성공적으로 마친 실험, 암스테르담 학회에서는 포스터 논문 발표

실험에는 특별한 어려움이 없었다. 한국에서 진행했던 실험의 연장선상에 있는 실험이기도 했고, 한 번 도전해 실패하면 끝인 종류의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는 사용해볼 수 없었던 장비를 활용해 여러 번 실험한 결과를 모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실험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지난한 작업이었을 뿐이다.

그렇지만 전에 접해보지 못했던 장비를, 그것도 이국땅에서 사용한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부분에서 동료와 교수님의 도움이 정말로 컸다. 동료들을 수시로 장비의 사용법을 알려주었고, 교수님은 어려움이 있을 때 여러 조언으로 도움을 주었다. 지금은 성공적으로 실험을 마치고 거기서 도출한 결과를 자료로 보충해 논문을 작성하고 있다.

연구를 했던 아인트호벤은 볼 만한 데가 거의 없었는데 학회 참여 차 갔던 암스테르담은 인상적이었다. 아인트호벤에서 암스테르담까지는 열차로 1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걸리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대전과 서울 정도의 거리다. 암스테르담 인근에서 본 풍차마을이 인상적이었다. 네덜란드 하면 흔히 떠올릴 수 있는 게 풍차라 시시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네덜란드의 상징과도 같으니 내게는 더 인상적이었다.

암스테르담 학회에서는 구술 발표는 아니고 포스터 발표를 하게 됐다. 포스터 발표란, 연구한 내용을 포스터에 붙여 다른 연구자들이 볼 수 있게 하는 발표인데, 국외 포스터 발표 기회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뜻깊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나의 실험과 네덜란드에서의 두 달은 끝났지만, 그곳에서의 실험자료를 아직 논문에 반영하듯 나는 그곳에서의 기억을 가지고 한국에서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하며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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