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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호] 테헤란에서 만난 나노기술의 미래 (KRIBB 캠퍼스 정찬호 학생)

  • 조회 : 316
  • 등록일 : 201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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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otech2UST의 해외학술교류지원사업에 최종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은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인터넷 검색이었다. 검색창에 ‘이란 여행’을 입력했더니 블로그에 올라온 몇몇 개인여행기를 제외하면 다른 정보를 찾기가 어려웠다.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에서조차 정보를 찾기 힘든 은둔의 땅이었다.

결국 연관 검색어에 열거된 ‘이란 여행 시 유의사항’, ‘악의 축’, ‘시아파 종주국’, ‘핵보유국’ ‘경제 제재’ 같은 무시무시한 문구들만 기억에 남긴 채 검색을 종료해야 했다.

우리나라에서 이란까지는 직항노선이 없다. 카타르의 도하또는 터키의 이스탄불을 경유해야만 했다. 무려 15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비행기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에 도착하자 금발의 외국인 여성 여행객들이 주섬주섬 히잡을 꺼내서 착용했다.

참고로 호메이니는 1979년 팔레비 왕조를 몰아낸 이슬람 혁명의 지도자다. 이 종교혁명으로 이란은 시아파 성직자가 나라를 다스리는 신정일치국가가 됐다. 서울 강남의 테헤란로는 이란이 아직 왕정국가였던 1977년 테헤란과 서울시가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맘 호메이니 공항의 청사에 들어서니 중동 특유의 건조한 공기가 온몸을 덮쳤다. 어디서부터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조차 구분하기 힘든 페르시안 글자들을 보면서 이곳이 정말 테헤란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페르시아 제국은 고대 동방 세계를 호령하며 이슬람 문화를 찬란하게 꽃피웠고, 이란인들은 이런 페르시아 제국의 후손이라는 사실에 문화적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고교시절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청사를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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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젊은 나노 연구자들의 뜨거운 열정

 

nanotech4이번 방문의 목적은 아시아 나노포럼(ANF)과 이란 나노기술위원회(INIC) 등이 공동 주관한 국제 학술행사 ‘아시아 나노테크 캠프 2014(ANC 2014)’에 참가하는 것이었다.

ANC는 한국, 일본, 중국, 태국, 뉴질랜드 등 아시아 각국의 젊은 나노 연구자들이 모여 우애를 다지고, 미래 나노기술 협력을 위한 방향성과 전략 등을 수립하는 자리다.

7회째를 맞은 올해 행사가 10월 8일부터 15일까지 8일간 테헤란에서 열렸는데 다양한 워크숍과 강연, 프레젠테이션, 포스터 전시, 그리고20여개국 연구자들의 네트워크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특히 강연의 경우 나노기술의 전반적인 이해부터 태양전지, 수처리용 나노여과 기술, 그래핀 기반 합성물질, 나노의약 및 의료나노기술 등의 세부주제가 다뤄져 나노 연구에 대한 이해의 폭을 크게 넓히는 계기가 됐다.

참석자들에게는 이란의 나노 연구와 기초과학 수준을 살펴볼 기회도 주어졌다. 덕분에 INIC와 이란 기초과학연구원(IPM), 이란국영석유회사(NIOC)의 석유산업연구소(RIPI) 등 유수의 국공립 연구소와 기업들을 랩 투어하며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또한 ANC 2014와 동일한 시기에 개최된 중동 최대 규모의 나노기술 전시회인 ‘이란 나노 2014’와 ‘나노 경제 포럼’을 둘러보기도 했다.

nanotech5행사 마지막 날에는 수질오염, 대기오염, 에너지 부족, 기아, 질병, 폐수, 고철 쓰레기 문제 같은 글로벌 이슈들을 나노기술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비즈니스 플랜을 발표하는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이 심포지엄을 준비하기 위해 매일 저녁 호텔 로비 곳곳에는 팀을 이룬 3~4명의 연구자들이 모여 앉아 열띤 토론을 펼치는 광경이 펼쳐졌다.

행사기간 내내 아침부터 쉼 없이 계속되는 일정을 소화하느라 저녁이 되면 녹초가 되기 일쑤였지만 젊은 연구자들의 열정은 피곤함마저 압도하는 듯 했다. 우리 조 역시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2등에 오르며 아깝게 우승을 놓쳤다.

 

 

이란은 지금 ‘주몽 앓이’ 중

 

nanotech6이렇게 8일이 흘러가는 사이 낯설고 두려웠던 땅 테헤란은 어느새 친숙한 장소로 변해 있었다. 미래 나노 과학계를 이끌어갈 아시아의 촉망받는 신진 연구자들과 동고동락하면서 연구자가 가져야할 리더십에 대해서도 눈을 뜰 수 있었다.

내년의 ANC 2015 행사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다. 올해보다 더 다양하고 알찬 프로그램을 통해 또 다른 참가자들이 많은 것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ANC 2014의 현장에 갈 수 있었던 것은 모든 면에서 큰 행운이었다. 돌이켜보면 유익하지 않았던 경험은 하나도 없었다.

굳이 아쉬운 부분을 꼽자면 빡빡한 일정 때문에 이란이라는 나라의 속살을 찬찬히 살펴볼 시간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출발 전부터 테헤란의 중심가에 있다는 서울로 만큼은 꼭 걸어보고 싶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

현재 이란은 드라마 ‘대장금’에 이어 ‘주몽’이 8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래서 내게는 ‘코리안’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주몽’을 외치며 친절을 베풀어준 따듯한 나라로 기억된다.

만일 다시 한번 테헤란을 가보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는 서울로에 서서 꼭 한번 이렇게 외쳐보고 싶다.

“UST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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