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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연구하는 학생들이 빨리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으면”

  • 조회 : 974
  • 등록일 : 2019-12-30
“나와 연구하는 학생들이 빨리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으면”의 대표사진

강의단상

“나와 연구하는 학생들이 빨리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으면”

박지훈 교수(UST-한국화학연구원(KRICT) 스쿨)

올해 우리나라를 뜨겁게 했던 이슈 중 하나는 바로 수소 아닐까요? 1월 17일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친환경적 에너지원인 수소를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산업 구조를 만들고자 하는 건데요.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를 내놓는 등 수소 에너지 활용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하지만 수소의 위험성에 대한 불안이 완전히 해소된 단계는 아니에요. UST-KRICT 스쿨 박지훈 교수는 수소를 안전하게 대용량으로 저장·운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연구는 올해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중에서 최우수 기술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는데요. UST 학생들 또한 연구에 참여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합니다.

모두가 진정으로 즐기며 연구했던 과제

박지훈 교수 연구팀은 한양대학교 서영웅 교수 연구팀, 포항공과대학교 한정우 교수 연구팀과 함께 간편하고 안전하게 수소를 저장?운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바로 액상 유기물 수소 저장체 기술(이하 LOHC)에 쓰이는 액체 물질 및 촉매 제조 원천 기술입니다. LOHC를 쉽게 이야기하면 이렇습니다. 액체 상태인 화합물을 탱크와 같은 용기로 활용해 수소를 간편하고 안전하게 저장?운송하는 거죠. LOHC 기술은 독일, 일본에서도 주목해 이미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해요.

공동 연구팀은 새로운 액체 및 촉매 제조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기존 기술을 월등히 앞지르는 결과를 내놨습니다. 저장용량과 안정성은 기존 기술만큼 유지하면서, 효율성을 극대화해 수소 생산 비용을 줄였고요. 수소 공급이 기존 기술보다 2배 이상 빠르도록 고안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정 전체를 한국 독자 기술력으로 개발했지요. 박 교수는 이 성과를 두고 “전 세계 단 몇 개의 연구팀만 보유한 것”이라며 강조했습니다.

박 교수에게 이 연구는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좋은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의미는 연구과정 속에서 즐거움을 찾았다는 데에 있다고 해요. 평소 ‘새로운 일을 찾아 계속해서 재미를 찾아가는 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 경험이 참 특별하고 소중합니다.

“팀워크가 참 좋았어요. 구성원 간에 네트워크가 잘 형성돼 있다 보니까 과정이 참 원활하고 즐거웠지요.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에 저희들조차 놀랄 정도였으니까요.”

이는 무엇보다도 UST 학생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지난한 연구과정 속에서 이렇게 즐거움을 찾고 구성원 간 유대감을 형성하기란 참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이 연구에는 UST 학생 두 명이 함께 했습니다. 라미래 학생(올해 여름 졸업), 한슬기 학생(박사과정)이 그들이지요. 이들은 연구과정 중에 어떤 역할을 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학생들은 원천 분야를 맡았어요. 어차피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원천 분야 연구 쪽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는 게 중요하거든요. 굉장히 작은 변화만을 가지고 계속해서 탐색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연구라 쉽지 않았을 텐데도, 아주 잘 해줬어요. 제가 미처 살피지 못하는 디테일한 부분에서 아주 큰 힘이 되었죠.

“알아서 잘 하자”

박 교수는 2015년 2학기부터 UST 교원으로 활동했습니다. 그 결심은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었을지도 모르겠어요. 대학원 재학 시절 많은 학생들과 연구하며 교육 쪽에도 상당한 관심을 두었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연구와 교육을 별개로 생각할지 모르지만, 박 교수는 크게 구분 짓지 않습니다.

“제가 하는 교육은 학생에게 연구에 대한 트레이닝을 시켜서 연구자로써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거잖아요. 결국엔 언젠가 제 동료가 될 수도 있는 연구자를 만드는 거죠. 제가 연구자로서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자기 의지를 가진 연구자들을 배출하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박 교수는 선배이자 동료로써 학생들과 함께 하고 싶어 합니다. 이는 서울대학교 화학과 대학원 정영근 지도교수님으로부터 받은 영향이 아주 크죠. 정영근 지도교수님은 언제나 학생들을 존중하고 이해하고 다독였습니다. 연구실에만 있지 않고 실험실에 자주 찾아와 학생들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고 해요. 박 교수 또한 언제나 학생들과 일상을 함께 하고자 노력합니다. 친해지려고 억지로 거창한 것을 하기 보다는 매일매일 식사하고 차 마시고 이야기 나누며 진정한 관계로 거듭나고자 하는 거죠.

제가 학생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어요. ‘알아서 잘 하자’ 라는 건데요. 이 말은 학생들이 확고한 자기의지를 바탕으로 스스로 깨닫는 것,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예요. 연구를 함에 있어 자기의지가 없으면 너무 괴로운 일이 되어 버리거든요.

국민들이 수소를 간편하고 안전하게 사용하게끔 하려는 박 교수의 노력은 오늘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5년 이내에 상용화 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만큼, 그의 발걸음엔 열정이 가득할 거예요. 몸도 마음도 분주한 와중이지만 후속 연구자 배출도 게을리 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박 교수는 자신과 함께 연구한 학생들이 빨리 전문가가 되어, 동등한 입장에서 협력할 수 있게 되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5년 후… 박 교수를 비롯한 공동 연구팀 구성원들이 보여주는 수소 기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요. 수소가 우리 삶에 안전하게 자리 잡았음을 깨달았을 때, 이 페이지를 다시 한 번 펼쳐보고 싶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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