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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호] 김종열 교수에게 서재는 '소통의 장소'이다.(KIOM 캠퍼스, 김종열 교수)

  • 조회 : 243
  • 등록일 : 2010-02-05
ust_story

저는 우리 인간들이 혼자 떨어져 살 수 있는 존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아이가 엄마하고 관계를 맺고 살지만 그 아이에게 엄마가 없다 던지 그 엄마가 형만 좋아한다던지 할 때, 그 아이는 엄마하고 떨어져 있다고 느끼잖아요. 그런 식으로 가끔은 우리 모든 생명은 서로 연계 되어있으나 혼자 고립감을 느낄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에 책을 통해서 들어가 보면 그런 고립감을 느꼈거나 반대로 사랑을 느꼈거나 한 옛날사람들의 마음이 거기 들어있거든요. 그 마음들을 만나고 오면 잠시 자기가 느꼈던 고통스런 기분에서 빠져나올 수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저는 책을 읽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뭔가 답답한데 그게 뭔지 잘 모르던 때가 있었어요. 사실 10대 때에는 자기 문제가 뭔지 잘 모르잖아요. 그런 혼돈 속에서 혼자 발버둥을 치는데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처음 접하게 됐죠. 그 책을 읽는데 이것이 너무 내 마음을 잘 표현한 거예요. 두렵고 고통스럽고 뭔가 억눌려있는 많은 욕망들을.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굉장히 시원했습니다. 아주 여러 번 읽었어요. 10대 때 도 그렇지만 그 책이 나중에 또 어떻게 느껴지는지 보기 위해서 20대, 30대 40대 까지도 읽어봤어요. 그 때 그때 느낌이 다 달라요.

 

인간의 관계와 마음의 본질을 어루만지는 책을 좋아합니다 헤르만 헤세와 파울로 코엘료, 이 두 사람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들이자 서로 닮은 부분이 많은 이들입니다. 헤르만 헤세가 지독하게 자기 자신을 탐색한 소설을 쓰는 자라면 파울료 코엘료의 소설은 소재와 환경은 다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자신을 찾는 거거든요. 그런 소설이 제일 재밌어요. 최근에는 제 아내가 심리학 관련 책을 하나 줬어요. 진정한 사랑이 뭔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이야기 인데 아주 재밌어서 하룻밤 잠을 설치면서 봤어요. 내 자신을 찾는 것 그리고 사랑에 관련 된 것을 좋아합니다.

 

최근에는 A.L. 바라바시의 ‘링크’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은 관계에 대한 책이에요. 존재와 존재들의 사이가 어떻게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지 그 것을 아주 단순화 시켜 인간사회의 네트워크가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재밌는 것은 어떤 사람이라도 몇 단계 다리를 건너면 알 수 있다는 사실이에요. 저 하고 부시 대통령하고는 2단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제가 노무현 대통령하고 악수를 해봤으니까.(웃음) 그렇게 따지면 지구촌에 사는 50억 인구의 관계는 매우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저 멀리 아프리카 사람들과 평균이 7단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 전 세계 사람들이 다 가깝다는 뜻이 아닐까요? 그리고 그렇게 전 세계를 가깝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대통령 같은 사람들 덕분에 관계가 확 좁아질 수가 있는 거죠.위대한 소설가나 학자가 될 수도 있고요. 사람의 관계며 마음이며 본질을 이해하는데 많은 상상력을 둡니다.

 

다른 나라 사람이거나 혹은 과거, 역사 속의 사람이지만 꼭 만나보아야 할 사람이 누구든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제마를 만났어야 했던 것이 운명이었다고 생각하듯 말입니다. 그런 이제마가 십대에 교과서에 있었다면 일찍 만나고 일찌감치 접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기도 합니다. 제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그런 사람들을 꼭 만나기 위해서는 남들이 추천하는 책을 읽을 것이 아니라 자기가 느낌이 오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학이 필요한 과에 들어가서 그런 일을 10몇 년을 했지만 전혀 재미가 없었어요. 그러던 차에 사상의학이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는데 너무 재밌었습니다. 당시 사상의학을 처음 첩한 것이 26살이었고,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29살이었는데 저는 제 삶을 돌이켜 생각해 보면 항상 불안정 했던 것 같아요. 제 마음 속에서 감당이 안 되는 것들을 못 견디는 성격이에요. 그 당시에는 그 자리가 제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지금은 출퇴근 없이 항상 과제를 생각할 정도로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웃음)

 

느낌이 오는 책을 만났을 때 재밌는 책이 나타나면 단숨에 후다닥 읽어버립니다. 최근 <유시민의 후불제 민주주의>를 읽으면서가 그랬습니다. 재밌는 책이 있으면 손에 들어 왔을 때 못 참고 읽는 편이에요. 사실은 저 같은 경우 제 일과 관련해서 보아야 할 책들이 굉장히 많은데, 다 읽지 않는 것이 노하우입니다. 대충 읽듯이 훑어보다가 딱 필이 꽂히는 부분을 만났을 적에 그 부분을 정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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