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보조메뉴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UST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Why UST

UST VISION 2025 UST의 비전과 목표를 확인하세요!

PROUDUST

창조적 교육환경 조성을 통한 자긍심 있는 USTian 양성

UNIQUE
DIFFERENT
PROFESSIONAL
Excellent
세계 최고의 교육 경쟁력 확보

창의인재 발굴 및 USTian化
UST21 교육시스템 확립

Entrepreneur
산학연 일체화 대학 실현

UST-출연(연)-산업체 협력 강화
출연(연) 간 협력 강화
출연(연) 과학기술 기반 창원지원 강화

Global
국가연구소대학의 글로벌 위상 정립

브랜드 가치 제고
협력 네트워크 강화

Smart
창조적 지식경영 체제 확립

첨단 교육환경 조성
경영 효율성 제고

본문 시작

[제1호] Strong Back, Weak Mind?(NFRI 캠퍼스 대표교수 권면)

  • 조회 : 220
  • 등록일 : 2010-02-05
ust_story

처음 유학갔을 때의 어리둥절함을 추억해보면 지금도 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 대부분은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문화적인 충돌 현상 쯤으로 정리해 볼 수 있는 유형이지만 가끔은 철학이나 원칙, 가치관이나 기준의 차이가 빚어내는 유형도 있다. 학위논문을 위해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를 처음 방문했을 때 내 실험지도교수를 맡아줄 예정이었던 호프만박사는 이론적 연구보다는 실험을 하고싶다는 내게 대뜸 이렇게 물었다.

 

“Do you have strong back?”

무슨 말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나에게 웃으면서 앞으로 자기와 같이 해야 할 실험장치와 내게 맡길 일을 설명해 주던 그 분과 함께 보냈던 그 첫 오후 시간에 나는 실험을 할 사람의 마음가짐과 자세에 대해 가장 귀중한 가르침을 받았던 것을 기억한다. 우스개소리로 실험을 통해 학위를 할 사람들에게는 이해력이나 창의성을 나타내는 머리는 좀 떨어져도 무거운 실험장비를 들 수 있는 튼튼한 허리 힘만 있으면 된다는 이 짧은 면접 질문은 그 후에도 그 분이 실험을 하기 위해 새로 오는 학생들에게 늘 묻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처음엔 유머처럼 가볍게 흘려들었지만 그 후 몇 년간 그와 함께 실험실에서 생활하면서 그 물음의 진짜 의미를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다. 실험장비나 도구는 무거운 것도 많아 정말 허리 힘이 필요할 때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작은 모니터나 컴퓨터를 통해 진행되었다. 하지만 진짜 허리 힘이 필요한 곳은 다른데 있었는데 그 복잡한 실험실의 장비나 도구들이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또 어떤 때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아는 것은 대단히 시간이 걸리고 열성이 필요한 일이었다. 측정장치를 준비하기 위해 가능한 방법을 찾아내는 것도 그러한 도구들을 잘 알지 못하면 최선의 방법을 찾기 어려웠고 연구소 내의 숨은 전문가를 찾아 허리품, 발품을 팔지 않으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면서 그 분이 말한 강한 허리 힘에 대한 주문이 정말 옳았던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일 년에 몇 일 밖에 배정되지 않는 큰 장치에서의 실험일정이 다가 오면 또 한 가지 주문이 덧붙여지곤 한다. ‘Double check’이다. 잃어버린 실험 시간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고 다음 실험을 기다리려면 일 년이 지나가버리기에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남보다 먼저 나와서 실험장비를 점검하고 실험 내용을 다시 한 번 여러 연구자들과 논의하면서 확인하는 것은 물론 실험을 하는 중에도 여러 주변적인 요소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부지런히 주변 자료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끈임없이 그것들을 모아 놓아야 했다. 실험이 끝나도 강한 허리 힘에 대한 요구는 계속되었다. 사용한 장비와 실험 도구를 원상태로 돌려 놓고 다음 사용시까지 잘 보관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얻어진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가는 일 또한 머리로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 다른 연구자의 자료를 참조하기 위해 그들의 방문을 계속 두드려야 하였고 중간 결과의 적절성 검토를 위해 크고 작은 확인 실험들을 혼자서 여러 차례 진행해야 하였다. 물론 모든 실험이 이런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실험을 한다는 것은 여러 형태의 강한 허리 힘이 필요한 활동으로 점철된 것임을 뼈져리게 경험하게 되었다. 몇 년이 지난 후 어느 정도 학위 논문이 완성되어 이제는 졸업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정리된 논문을 가지고 그 분을 찾았다. 학위 논문 초고가 다 완성되었다는 것을 보고하자 그것은 보는둥 마는둥하고는 이렇게 물어보신다. 자기 실험실에 와 있었던 기간이 얼마나 되냐고. 내가 대답을 하자 그 분은 그 정도면 졸업할 자격이 충분하다는 말로 졸업 시험 통과를 암시하셨다. 그 다음부터의 일정은 그저 통과의례일 뿐이었다.

 

그 분의 가르침을 거두절미하면 허리 힘이 강하고 주어진 기간만 지나면 실험으로 학위를 마칠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진짜 가르침의 내용을 체득하기 위해서는 그 분과 같이 그 전 과정을 지내보기 전에는 알 도리가 없다. 이제 나도 어느덧 예전의 나와 같은 꿈을 가진 학생들과 마주하게 되었는데 그들에게 내 전 인생을 두고 배웠던 이 가르침을 전달할 수 있을만큼 일관되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지금 그들에게 이제 그쯤 했으면 졸업할 자격이 충분하다고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치열함이 있는지 반성해보게 된다. 나도 학생들을 단순히 시험성적이나 평가결과로만 판단하지 않으면서 그들에게 일 평생 지니고 갈 단순한 가르침을 전할 수 있는 진짜 선생이 될 수 있을까?

담당부서 :  
홍보팀
담당자 :  
안주헌
연락처 :  
042-865-23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