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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호]10년 후 실험실의 모습(KRICT 캠퍼스, 이철위 교수)

  • 조회 : 367
  • 등록일 : 201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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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1990년부터 1993년까지 박사후 연구원으로서, 미국 텍사스 주의 한 대학교 화학과에서 겪은 유학생활을 소개코자한다.

 

화학은 물리, 생물 등과 같은 다른 순수과학과 마찬가지로 실험실에서 직접 실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현상을 관찰하고, 재현성을 확인하고, 그들을 과학적으로 해석하고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움으로써 실력 있는 연구원으로 탄생하게 된다.

 

박사 후 연구원 시절에도 예외 없이 석·박사 과정 당시 때와 같이 자기가 얻은 연구결과를 우수한 학술지에 등재하는 것이 최대의 꿈이라고 생각한다. 그 당시 내가 공부했던 실험실에는 석·박사과정 학생, 박사후 연구원을 포함하여 모두 23명이 있었는데, 그 중 미국인은 3명이고 나머지 20명은 미국이 아닌 타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었다.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순수 미국인이 많지 않은 사실이 놀라웠다.
실험실 인원은 10개국의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나라 유학생들 사이에 누가 더 좋은 저널에 논문을 더 많이 등재하느냐에 대한 경쟁이 이루어진다.

 

미국을 떠난 지 20년이 지난 요즘, 우리 실험실에서 실제로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원들은 어떠한가? 베트남,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의 유학생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본인이 20년 전 미국으로 유학가기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 이제 한국의 실험실에서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10년 후, 우리의 실험실에서 열심히 연구에 몰두하고 있을 한국인은 얼마나 될까? 몇몇 연구 책임자를 제외하면 대부분 해외 유학생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으로 예상되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때문에,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한국에서 연구에 몰입하고 세계적 과학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우수 인재의 양성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10년 후 한국이 과학기술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외의 우수한 인재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함께 연구하는 것은 물론, 자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연구의 중심에서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기초기술 연구와 산업화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지는 환경의 조성 또한 시급하다. 2010년에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0번째로 논문을 많이 등재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는 산업에 필수적인 에너지, 핵심 소재, 부품 및 정밀화학 중간체 등은 상당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제 과학도 경쟁이며 보이지 않는 전쟁이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권리를 스스로 주장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실용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현실성 있는 분야에 활용하는 일이 우리에게 더 중요하고 값진 일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초과학 및 원천기술 개발이 매우 중요함은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이러한 기초기술이 산업화로 이어져 나라를 강하게, 부자로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 논문도 중요하지만 시장이 요구하는 특허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더욱 현실적이며, 우리나라를 더욱 더 강건한 부국의 자리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10년 후의 실험실 모습을 떠올려보며, 우리 UST 교수들이 어떠한 연구 및 교육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지, 어떠한 노력들을 펼쳐가야 하는지 점검하고, 대응하는 끊임없는 진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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